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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5-5. 정정

오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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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정정(正定).

 

 꾸준히 나쁜 생각을 끊어 없애고 착한 생각을 기르는 바른 정진과 알아차림을 수련하고 마음 챙김을 하는 것은 의식을 집중시켜 사물과 관념에 대한 통찰을 하므로 지혜를 길러 번뇌 망상을 걷어내고 해탈하므로 상락아정(常樂我靜)을 누리기 위한 것이다.

 

 정정은 바른 집중 또는 바른 삼매를 말하며 착하고 순수한 마음상태에서 알아차리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의식을 의도적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악의나 쾌락을 목적으로 의식을 집중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바른 집중을 하면 마음이 내적통일을 이루어 흐트러짐이 없고 대상에 머물러있되 유연하고 고요하며 또렷한 상태가 되어 대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여주는 반사경 같은 상태가 된다.

 

 이런 집중을 이루려면 선행조건으로 계행이 청정해야하고 수행집중을 방해하는 오개 등 장애를 극복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집중하는 방법과 집중이 진행되는 수준에 따라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야하며 집중에 도움이 되는 조용하고 안정된 처소가 있어야한다.

 

 올바르게 집중을 하기위해서는 먼저 호흡을 바라보는 수식관을 하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알아차리고 마음을 챙기는 힘을 길러 자신의 성향을 바라볼 수 있어야한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한 후 성향에 맞추어 주제를 선택하여 명상하므로 집중하는 힘을 길러 나가야한다.

 

 명상주제로는 수식관에 의한 니밋타, 사대(지수화풍) 색깔(청황적백) 빛 공간으로 나타나는 열 가지 까시나, 시체가 썩고 흩어지는 과정의 열 가지 시체명상, 불법승 보시 지계 내면능력 죽음 몸의 비호감 호흡 평화를 상기하는 열 가지 상기,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무색계 4처 등이 있는데 분노를 꺾으려면 자비관을 하고 관능적 욕구를 약화시키려면 시체명상을 하고 신심을 일으키려면 부처님을 상기하는 명상을 하는 등 상황에 맞는 주제를 선택해야한다.

 

 집중은 단숨에 깊이 몰입되지 않고 단계적으로 진전되어 가는데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깨어있도록 노력하면서 마음이 대상에서 벗어나면 알아차려 대상으로 되돌리기를 반복하는 초기 예비 집중을 거쳐 본격적인 집중을 하면 오개(감각적 쾌락욕구, 악의, 혼침, 들뜸과 후회, 수행의 성과에 대한 의심)가 덮쳐온다.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대상에 집중해나가면 마음이 대상과 하나가 되고 희열이 일어나고 마음이 대상을 향하게 되고 유쾌해지고 마음이 대상에 지속적으로 고정되는 오선지(五禪支)가 발생하여 차츰 오개가 사라지고 집중이 강화되면서 심적 영상이나 반사 영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또렷해지고 고정되어 실물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근접삼매에 들게 된다.

 

 좀 더 집중이 진전되어 자유롭게 몰입할 수 있고 몰입이 깊어지고 견실해지면 잠재되어 있던 번뇌를 순차적으로 볼 수 있고 보면 실체가 없는 번뇌는 사라져서 의식은 순수해진다.

 의식이 순수해진 수준에 따라 색계 사선 무색계 사선으로 분류되며 이 여덟 가지 선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초선은 집중을 통해 감각적 즐거움이나 불선(不善)에서 멀어지면서 마음에 희열과 즐거움이 충만한 단계이고 이선은 집중이 깊어지면서 마음이 집중하는 대상을 향하고 대상에 지속적으로 고정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내면 확신과 정신통일이 되고 희열과 즐거움이 고조되는 단계이고 삼선은 깊은 집중 속에서 마음을 챙김으로 내면상태를 보는 단계로 희열이 사라지고 평온한 상태에 머물러 행복을 느끼며 사선은 마음 챙김과 집중이 깊어져 즐겁다거나 괴롭다는 의식마저 없고 몰입하여 평온한 가운데 청정함을 지니는 단계를 말한다.

 

 색계사선을 넘어서면 비물질적인 무색계 사선이 있는데 시각화된 영상에 대한 미세한 지각마저 없어진 상태로 색계사선같이 심적 요소를 순화시킴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대상을 순화 미세화 하여 얻어지고 의식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적이며 통일된 집중에 이르는 과정이다.

 

 이 여덟 가지 선은 오직 하나의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타 대상을 배제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와 달리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대상에 대해 찰라 집중을 하여 순간순간 집중력을 강화하므로 몰입에 이르고 몰입을 강화시켜가는 선의 방법도 있다.

 

 우리가 바른 집중 즉 선을 하는 것은 통찰력을 길러 사물을 곧바로 꿰뚫어 보므로 참 성질을 알 수 있는 지혜를 얻으려는 것이다.

 

 경을 읽어 이치를 이해하고 계율을 지켜 삼업을 단속하는 것이나 마음을 챙겨 의식을 집중하는 선정(삼매:Samadhi. 지:止)이나 번뇌의 뿌리인 무지를 없애기 위해 지혜를 기르는 통찰(위파사나:Vi-Passana. 관:觀)은 각각 별개가 아니고 상호 보완적인 것이다.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려면 이를 가로막고 있는 번뇌를 제거해야 하는데 번뇌는 행위를 유발하는 상태, 생각이나 감정으로 드러나는 상태, 잠복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상태 중 행위를 유발하는 상태의 번뇌는 계율수행으로 생각이나 감정으로 들어나는 상태의 번뇌는 올바른 집중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식의 밑바닥에 잠복된 상태의 번뇌 즉 모든 번뇌의 원천인 무명이라고 하는 무지(無知)는 지혜를 통해서만 뿌리째 걷어낼 수 있다.

 

 무지 즉 무명으로 인해 우리는 6식으로 경험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 왜곡되게 인식하여 번뇌를 만들고 있는데 무명 중 가장 기초적이고 뿌리가 깊은 것이 자아가 실존한다는 아상(我相)이다.

 

 바른 집중 속에서 “나”를 물질과 기능으로 나누어 색 수 상 행 식 5가지 집착덩어리 오취온(五聚蘊)으로 분석해 보거나 6근이 6경에 대응해 일어나는 느낌이 생성 소멸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통찰하면 나를 형성하는 오온은 어느 것도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고 상호 의존해서 생겨나고 유지되며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자아란 경험이 끊임없이 쌓이고 변천하여 형성된 오온(색 수 상 행 식)의 무더기로 순간순간 형상이나 관념들이 연속으로 이어져 가립(假立)된 허상이므로 고정된 실체가 없는데 이 허상을 실존하는 존재로 생각하고 “나”라고 집착하여 나와 남을 구분하고 “나”를 위한 오욕락에 탐닉하여 번뇌와 고통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아라는 허상에서 벗어나면 번뇌에서 벗어나게 되고 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바른 집중 속에서 통찰을 통해 얻은 지혜로 “나”라는 존재를 바라보아야 비로소 자아가 허상임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현상과 관념은 오온이 서로 꼬여 만들어낸 흐름으로 끊임없이 생겼다 사라지는 찰나의 형성물이 연속으로 이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무상한 것이고 무상하니까 고정된 실체가 없어 주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무아성(無我性)을 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통찰을 하여 지혜가 개발되어 무상 무아를 인식하는 단계가 되면 팔정도의 8요소가 서로 상응하므로 수행하는 힘이 한층 강해진다. 도덕적 수행요소들(계학)인 정어 정업 정명은 탈선성향을 제거해 주어 비윤리적 행위를 엄단하게 된다.

 

 또 선정을 닦아가는 요소(정학)인 정정진 정념 정정은 잊어버리거나 산만함이 없이 현상과 관념의 흐름을 매우 꼼꼼하게 바라보므로 몰입집중을 강하게 유지하므로 특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혜를 개발하는 요소(혜학)인 정견과 정사유는 한층 심오하고 예리해진 사고방식으로 사물의 본질을 바라보게 되어 지혜가 증장되고 언제나 차분하고 균형을 잃지 않는 착한 의도를 견지하게 된다.

 

 수행이 진전되어 보다 깊고 넓은 통찰로 지혜가 발달되면 사물과 관념은 경험이 원인과 조건이 되어 형성되었으므로 무상하고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무아를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 체득하게 된다.

 

 무아를 체득하면 원인과 조건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에 애착이 없어져서 마음이 대상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유위법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되고 의식 밑바닥에 잠재되어 윤회를 일으키는 번뇌인 견혹(見惑)과 수혹(修惑)이 사라지고 해탈하여 무위의 세계로 나아가 윤회에서 벗어나게 된다.

 

 견혹(見惑)은 의식 밑바닥에 잠재된 번뇌 중 거친 번뇌로 자아가 실존한다는 사고(유신견:有身見)와 존재와 관념이 항상 이어지고 있거나 사라져 끝난다는 사고(변견:邊見)와 모든 존재와 관념이 원인과 조건에 따라 형성되고 있다는 연기를 부정하는 사고(사견:邪見)와 전후 내용이 조열(阻劣)해 신통치 않는 생각을 아주 좋은 것으로 집착하는 사고(견취견:見取見)와 도덕이나 규칙 종교의식이나 계율을 잘 준수하며 해탈을 이룰 수 있다는 사고(계금취견:戒禁取見) 등을 말하며 지혜를 기르면 비교적 쉽게 타파할 수 있다.

 

 수혹(修惑)은 탐(慾貪. 色貪. 無色貪) 진(瞋) 치(癡)와 자존심과 연계되어 있는 아만(我慢)과 사물의 진리나 수행에 대한 회의에서 나오는 의심(疑心) 악의(惡意) 등 정서적 습성을 말하며 아주 미세하면서도 광범위하게 잠재되어 있어 수행을 하여 아상이 없는 높은 지혜를 갖추어야 없앨 수 있다.

 

 지혜가 높아지면서 번뇌가 사라지고 해탈하여 유위의 세계를 벗어나 무위의 세계로 가는 과정을 보면

 

 해탈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팔정도를 수행하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신하고 견혹이 없어진다면 세속 삶에 염증을 느껴 다시 세속에 끌리지 않고 일곱 번 세간을 왕래하면서 수행하여 해탈하게 되는 예류과(豫流果:수다원)에 이른다.

 

 나아가 탐 진 치의 원인이 연기로 생성된 허상에 불과한 자아임을 통찰하고 면밀히 파악하여 탐 진 치의 뿌리를 약화시켜 자신의 덕과 재능을 과시하고자 하는 자존심이 사라지면 한 번 더 세간에 와서 수행하여 번뇌로 부터 완전한 해탈을 이루게 되는 일래과(一來果:사다함)에 이르게 된다.

 

 지혜가 더 발달하여 감각적 욕구와 모든 악의를 뿌리째 끊어 어떤 자극에도 불만 분노 혐오를 일으키지 않으면 금생에 아라한이 되거나 내생에 천상(정거천:淨居天)에서 수행하여 해탈하는 불환과(不還果:아나함)에 이른다.

 

 통찰하는 지혜가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면 자아가 허상임을 확철대오하여 형상을 탐하는 색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색탐(色貪)이나 의식만 존재하는 무색계에 태어나고자 하는 무색탐(無色貪)도 없고 자존심이 없어진 후에도 지속되는 미세한 들뜸(아만:我慢)이나 자신을 비롯한 존재에 대한 미세한 의심(疑心)마저 완전히 벗겨진다.

 존재와 관념에 대한 무지가 없어지면 모든 애착이 없어져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고 업력이 완전히 소멸되어 열반을 명료하게 깨닫는 무학도(無學道: 아라한)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업력에 의해서는 어떤 형태의 존재로도 윤회하지(업생:業生) 않게 되고 생사에 걸림이 없어(무생법인: 無生法印) 원력(願力)에 의해 나투게(원생:願生) 된다.

 

 팔정도는 초기불교부터 수많은 수행자들의 수행방법이었고 지금도 모든 불교수행법의 기본방법으로 팔정도의 여덟 요소들은 일상생활에 뿌리를 두고 각 요소가 서로 상호 연계되어 한 요소가 실천되면 다른 요소들도 상호 상승효과를 일으켜 증장되는 사고방식과 행위와 의식 즉 마음의 수행방법이다.

 

 팔정도 중 선정을 이루고 사물을 통찰하는 지혜를 기르는 과정 즉 협의의 수행방법은 정정진 정념 정정인데 이과정은 수행방법이 수행자의 성향과 근기에 맞는지 여부에 따라 수행의 진척이 크게 달라진다.

 

 부처님께서도 방금 듣고 금방 잊어버리는 제자 주리반특에게는 “먼지를 털자.”라는 짧은 문구를 반복해서 외우게 하여 깨닫게 하시고 왕위를 아들에게 찬탈당한 밤비사라 왕을 구제해 주기를 간청하는 웨이데휘 왕비에게는 극락정토를 관하는 관법을 일러주어 깨닫게 해주시는 등 수행자의 성향이나 근기 상황에 맞는 수행방법으로 지도해 주셨다.

 

 후일 이런 수행방법들이 체계화되어 대중에게 보급되고 일부지역에서 지역민들의 생활특성 성향 근기에 맞춰 수행목표나 과정이 대의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념 정정을 실현하는 방법을 보완수정하게 되면서 협의의 수행방법은 여러 가지가 나타나게 되는데 현재 일반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협의의 수행방법 즉 수행문은 크게 나누어 의식문, 염불문, 간경문, 주력문, 참선문이 있다.

                                                                                                               2012 . 5 . . d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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