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사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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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단 소식

헬로우~포교사님!(법문 김영래)

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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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팀 법문 김영래 포교사(16기)

 

    불기2558년5월에 만난 포교사

 

  아주 길게 느껴지는 가지산 터널을 지나자 푸르름으로 장엄한 밝은 세상이 펼쳐졌다. 마치 사바세계의 어두운 터널을 허겁지겁 빠져나와 불국정토에 첫발을 내딛는 느낌이라고 할까. 석남사로 오르는 숲길은 녹색의 나뭇잎과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적당한 햇빛과 계곡의 물소리가 어우러져 속세의 찌든 때를 씻어주는 것 같다. 계곡을 배고 누웠다는 침계루(枕溪樓)를 지나 계단에 오르자 세월의 무게로 키가 줄어든 삼층석탑이 제일 먼저 객(客)을 반긴다. 중생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키를 줄였으되 지난 시절 15층 높이로 사바세계를 굽어보던 그 위상을 알려주는 이가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되리라.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기다림의 수행을 하신 법문 포교사님과 원명지 포교사님이 활짝 웃으며 합장을 한다. 나도 합장을 하면서 마음 소리로 인사를 인사를 한다. 헬로우~ 포교사님!

 

"반야심경의 공(空)이란 글자의 뜻이 궁금해

본격적인 불교 공부를 하게되었지요.

 

  향로전에서 법문님이 내려주신 차 한 잔을 앞에두고 문득 고개를 돌리니 열려진 문 너머로 한 폭의 수채화가 그려져 있다. 처음 석남사에 포교활동을 위해 왔을 때에는 스님들께 존재가치 조차 없었지만 3년 넘게 눈이오나 비가오나 꾸준히 다니면서 사찰문화해설 뿐 아니라 사중의 허드렛일까지 찾아서 하다보니 이제는 스님들이 차며 떡이며 나서서 챙겨주시고 사찰문화해설이란 현판도 걸고 차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그기다 종각앞에 해설사의 집을 지을 것이라며 본인의 집을 짓는 것처럼 신나해 하는 모습이 아름다움을 넘어 천진스럽게 느껴진다. 오르는 길에 나무에 걸려있던 사명대사의 글귀가 법문 포교사님의 웃는 얼굴과 묘하게 겹쳐진다. 앞서간 사람들의 어지러운 발자국 때문에 고생을 하고 이제는 반듯한 발자국을 남기니 그것으로 뒷사람들은 이정표를 삼아 눈덮힌 산길도 어려움 없이 헤쳐 나아가리라.

 

 

석남사의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

- 석남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본사 통도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에 최초로 한국에 선(禪)을 도입한 도의국사가 창건했으며 임진왜란과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황폐화 되었던 것을 1957년 비구니 인홍스님이 주지로 부임하시면서 가람 중창에 전념하신 결과 지금은 대웅전과 극락전을 비롯해 30여동의 건물이 들어서면서 운문사와 더불어 비구니 사찰로 전국에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학인스님들을 합치면 운문사에 더 많은 스님들이 계시지만 수행하는 스님들이 가장 많은 곳이 이곳 석남사이다. 규율 또한 엄격하고 청정하여 비구니 스님 사관학교라 불릴만 하다.

 

불교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교회는 다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에 다니지도 않았다. 어머니 할머니는 바쁜 농사일 때문에 초파일에나 절에 가는 정도였고, 나도 산행 때에 절이 있으면 들어가 법당에 삼배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어떤분이 반야심경 책을 보내주었는데 뜻은 잘 모르지만 그냥 좋은 것 같아 한문 공부를 겸해 가까이 했다. 그런데 내용 중에 공(空)이라는 것이 너무 궁금해 자나깨나 공만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이 화두가 되어버렸다. 궁금증을 참지 못해 절에서 참선을 많이 하신 선배님께 전화로 '공이 뭡니까?' 질문을 드렸더니 '그걸 알면 불교를 다 안 것인데, 나도 잘 모른다.' 그래서 이왕에 하는 것 제대로 알아보자는 심정으로 불교대학에 불쑥 입학한 것이 불교와 한발 더 가까워지게 되었다.

 

불교의 어떤 점이 좋은가?

- 내 성격하고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다른 종교처럼 명목적으로 무조건 나를 믿으라가 아니고 교리가 앞뒤가 너무 잘 맞고 과학적인 불교에 푹 빠졌다. 정토사 불교대학에 다닐 때 공부가 재미있어 다음 시간에는 무엇을 배우나 하는 기대감으로 수업 시간이 기다려졌다. 특히 근본불교 공부가 재미있었고 사찰 문화에 관한 공부는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해 더욱 불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포교사가 되고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 잘 모르겠다. 예전부터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이 궁금해 하면 '제가 설명해드려도 되겠습니까?'하고 많이 들이대는 편인데 그럴때 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러나 진심을 모르는 분들은 자칫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 자격증이 생긴 이후로는 나 자신이 그분 들에게 떴떳하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다. 단복을 입지 않은 경우에도 포교사로서 사찰문화해설을 하고 있다 하면 처음 보는 분들이라도 신뢰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오늘도 석남사에 오신 보살님들께 '시간되십니까?' 물어보니까 원명지 포교사님이 '오해합니다.'라고 했지만, 포교사 단복을 입고 있으니까 나도 그분들도 괜한 작업을 걸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는 것이 단복의 위력이라 본다.

 

포교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 모든 활동을 재미로 하기 때문에 특별히 힘든 것은 없다. 가끔 사찰문화해설만 하지 법문을 한다면서 수군대는 말들도 들리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사찰문화해설에서 불교적인 소양을 빼버린다면 일반 문화해설사들과 다를바가 전혀 없다. 사찰문화해설은 문화재적인 가치를 넘어 불교의 위대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해 중생을 포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포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무슨 일이든지 열정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쉽게 말해 사찰문화해설을 유창하게 잘 하는 것보다, 정해진 시간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예포 기간동안 많은 선배님들이 제대로 사찰문화해설을 하기 까지는 일년도 걸리고 이년도 걸린다면서 겁을 많이 줬다. 물론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하신 말씀들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서는 것을 귀찮아하고 열정적으로 참여하지 않아서 생긴 잘못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포교사증을 받고 바로 통도사 사찰문화해설 현장에 뛰어들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지금은 일주문에서 시작해 상로전 금강계단에 이르면 해설을 듣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이게 되었다.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앞에 서야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복만 입고 시간 때우기로 왔다 갔다하면 입 있는 벙어리가 될 것이다.

 

  점심 공양을 마치고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니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법문 포교사님이 '이제 밖으로 나가실까요? 오늘도 활동하러 왔습니다. 보통 때는 이렇게 한가하게 차담하는 시간이 없습니다.'하며 크게 웃는 모습에서 숨겨진 사자의 발톱을 발견하고 침계루 주련을 뇌이며 산문을 나선다.

 

獅子屈中無異獸(사자굴중무이수) 사자굴 속에는 다른 짐승이 없고

象王去處絶狐種(상왕거처절호종) 코끼리 가는곳에 여우 무리는 사라졌도다.

 

   불기 2558(2014)년 5월 24일 가지산 석남사 사자굴에서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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