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오륙전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해군의 전략함대 건설계획을 승인하면서 하신 말씀이다.
전략함대 건설은 해군이 정말 오래동안 절실하게 바라던 숙원사업이었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었다.
하지만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대통령 등 전 정권에서는 해군의 요구를
번번히 묵살해 버렸고, 이로 인해 약소군의 서러움을 많이 받아 왔는데,
그 계획이 비로소 김대중 전대통령의 결심으로 중장기 계획에 반영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
특히 야당 당수시절에 고향인 하의도 방문을 위해 해군함정에 승선하여
대기중 출항 직전에 갑작스런 상부의 지시로 출항이 취소되어 함정에서 내려야 하는 수모를 당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해군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아껴주었던 모습을 보면서 당시 해군장교로 재직중이던 필자는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되고 존경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해군함대의 기지건설을 위한 부지선정은 백년대계를 위한 것으로 검토에 ]
토를 거듭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번 건설되면 다시 변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해상전략의 첫 번째라고 할 “현존함대” 개념, 즉 어떠한 경우에도 전력을
보전하여 함대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 그 자체를 뜻하는 것으로,
해상전력 건설은 십수념이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인 바. 전력이 한번 파괴되어 버릴 경우 해군의 역할은 끝장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존되어 있는 현재의 해상전력 그 자체가 곧 전투력이라는 해군의 특수성에 따른 개념이다.
부지선정 당시 해군에서 방어와 안전 등 입지조건에서 최적지로 검토되었던 화순항에서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강정항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면서 많은 혼란과 대립, 분쟁을 겪게 되었으나
이제 다행스럽게도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주민들의 불화와 불신으로 이웃사촌인 마을의 화합은 깨어져 분열되고,
서로 비난하며 적대적인 관계로 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의 눈물을
흘리는 동안 우리 불교계는 이벤트성 행사차원의 법회 몇 번을 개최한
것에 만족하여 그친 반면에
이웃 종교인 천주교의 신부와 수녀님들은 끝까지 분쟁과 고통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주민들의 아품을 함께하면서 위로하고 눈물을 닦아 주었던 장면들은 불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는 설문조사에서 천주교가 타 종교 비해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의 바탕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였다.
강정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분열과 대립을 야기시키는 국가정책 추진
과정을 보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혜로움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는데,
역대 정권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계속 미루어 왔던 국가적인 현안사업들인
주한 미군기지 이전문제, 핵폐기물 저장소 선정문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 굵직굵직한 국가 사업을 큰 무리없이 마무리 하여 종결지었던 것을 보면
지혜를 지닌 대통령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지 않을 수없다.
불자가 아니면서도 가장 불교적 가치관을 지녔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노대통령의 화쟁정신이 오늘날의 사회적 화두가 되어 다툼이 없는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사회를 염원하며,
이제 강정 마을의 아품과 눈물속에서 건설되는 시설들이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는 전진기지가 되고 우리나라의 안보를 담보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