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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ABC사업단, 원측스님 『무량의경소』 최초로 영인・간행

불교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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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의경소 영인본 훈점 이미지.jpg

 

동국대학교 ABC사업단, 원측스님 무량의경소최초로 영인간행

사라진 줄 알았던 문헌, 일본 사이쿄지(西敎寺)에서 발견

일본 오츠(大津)시 사이쿄지(西敎寺)에 소장되어 있는 신라 원측(613-696) 스님의 저술 무량의경소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원장 정승석) ABC사업단에 의해 처음으로 영인간행되었다.

 

원측 스님이 편찬한 무량의경소무량의경에 대한 주석서로는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문헌이지만 오랫동안 사라진 문헌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천태진성종(天台眞盛宗)의 총본산인 사이쿄지(西敎寺)에 소장되어 있는 중세 일본 사본 대장경 중에 들어 있는 무량의경소(3)가 다름 아닌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로 확인되었고, 동국대학교 ABC사업단은 몇 년 간의 노력 끝에 이 책 전체를 원래의 모습대로 볼 수 있는 영인본을 간행하게 되었다.

 

사이쿄지 소장 <무량의경소>

린쇼 스님이 아닌 신라 원측 스님이 찬술

 

사이쿄지에 소장된 무량의경소가 원측 스님의 저술일 것이라는 추정은 이미 1960년대에 일본의 천태 학자인 다이라 료쇼(平了照) 씨에 의해 제기되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이후 일본의 유식학 연구자인 기츠가와 도모아키(橘川智昭) 씨가 그 주장을 보다 심화시켜 지난 20085월 한국학계에 보고하면서 부각되었다. 그리고 이 발표를 통해 사이쿄지의 무량의경소가 원측 스님의 저술이라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사이쿄지의 무량의경소895년에 린쇼 스님과 그 제자들이 필사한 책으로 원측 스님이 찬술한 때로부터 약 200여 년 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가장 오래된 필사본일 뿐 아니라 거의 유일한 사본으로서 이 책이 없었다면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는 후대에 전해지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천태종 승려인 린쇼 스님이 유식학자인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를 일부러 필사하고, 이후에 일본 천태종에서 이 책을 소중하게 간직해 온 이유는 이 책이 천태종에서 중시하는 법화경의 개경(開經; 경전 개설의 의미를 해설한 경전)으로서 법화삼부경(법화경, 무량의경, 관보현보살행법경)의 하나로 중시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천태종의 입장에서는 법화삼부경의 하나인 무량의경에 대해 연구해야 했는데, 당시에 무량의경의 주석서로서 가장 유력하고 권위 있는 문헌이 바로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였으므로 종파적 입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필사하여 연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 국보로 지정된 <무량의경소>

일본학자에게조차 공개하지 않는 성보(聖寶)

 

린쇼 스님은 <무량의경소>를 필사하였을 뿐 아니라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붉은 색으로 교정을 하고 특히 해석을 명확하게 해야 할 곳에는 역시 붉은 색의 훈점(訓點, 한문 문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붙인 점으로 된 부호)을 붙였다. 린쇼 스님이 제자들과 함께 이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 붙인 이 훈점은 일본의 훈점 관련 자료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로서, 일본 훈점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간주되고 있다.

사이쿄지가 소장하고 있는 많은 옛 필사본 중에서도 이 <무량의경소>는 특별히 천 년 이상 된 귀중한 책으로서 이미 1937년에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사이쿄지의 대표적 성보로 중시되었다. 근래에 사이쿄지는 이 책의 안전한 보존과 관리를 위하여 오츠시 역사박물관에 이 책의 보존과 관리를 위탁하였는데, 이후 이 책은 일반인은 물론 연구자들에게조차 공개되지 않게 되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의

불교고전 원본 영인사업의 첫 성과

 

동국대학교 ABC사업단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원측 스님 찬술 <무량의경소>의 가장 오래된 사본을 전문 연구자는 물론 관심 있는 불교학자들에게 폭넓게 제공하기 위해서 이 책의 영인본 간행을 추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최연식 교수(ABC사업단 부단장)의 역할이 컸다. 최연식 교수는 2008년 학술회의 현장에서 기츠카와 씨의 발표를 듣고 지속적으로 <무량의경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2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불교문화교류에 대한 공동연구팀의 일본 시가(滋賀)현에 방문 때 <무량의경소> 원본을 직접 대면할 기회를 얻었다.

이후 최연식 교수는 2016년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에 참여하게 되자 해외에 전해진 한국 불교고전의 원본을 영인하여 간행하는 사업을 제안하였다. 정승석 단장(불교학술원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무량의경소> 영인본 간행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올해 극적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국보를 우리나라 연구기관에서 영인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을 외국의 기관을 위해 영인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영인본 간행 이후에 관련 사진 자료 등이 외부에 소장처의 허가 없이 무작위로 유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일본의 태도는 냉랭했다. 그러나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학예관, 일본 오츠시 역사박물관 학예사 테라지마 씨를 비롯하여 일본의 명망 있는 학자들까지 일심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에 <무량의경소> 원본 영인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불교학술원이 발행한 원측 스님의 무량의경소영인본은 관련분야의 전문 연구자는 물론 관심 있는 불교학자들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인본 간행 경과에 대해서는 630일 발간 예정인 <불교학술원> 소식지 10호에 자세하게 소개될 예정이다.

 

 

문의 : 동국대 불교학술원 정헌열 연구원(02-6713-5166)

첨부 <무량의경소> 영인본 훈점 이미지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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