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삼매도결(三昧圖訣)
금타 스님께서는 수릉엄삼매도결을 상편만 저술하시고 오십 세에 세연(世緣)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하편은 후래인들이 수릉엄삼매를 성취하여 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首楞嚴三昧圖訣 上篇
本訣은 心으로 爲宗일새 空으로 爲體요 性相으로 爲用이라 此에 基하야 圖示한 首楞嚴三昧의 境界圖를 了解케 함인져.
본결(本訣)은 마음으로 종(宗)을 삼을새 공(空)으로 체(體)를 삼고 성상(性相)으로 용(用)을 삼는데 이에 근거하여 도시(圖示)한 수릉엄삼매의 경계도를 깨달아 알게 하기 위한다는 의미입니다.
수릉엄삼매에 들어서 우주를 관찰할 때 우주의 모든 일진법계(一眞法界) 현상을 이렇게 도시(圖示)한 것입니다. 따라서 수릉엄삼매도를 보려면 이 수릉엄삼매도결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수릉엄삼매도에는 팔만사천 부처님 법문 가운데 중요한 법문들이 발췌되어 도식화(圖式化)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운데에 있는 아미타불은 바로 대일여래(大日如來)로서 법신, 보신, 화신의 삼신일불(三身一佛)이요, 바로 자성미타(自性彌陀)라고 하는 자성(自性)의 명호(名號)입니다. 극락세계 교주인 아미타불이란 뜻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성이 바로 아미타불이고 우주의 실상이 바로 극락이므로 부처와 중생과 제법이 본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릉엄삼매도를 간략히 말하면 불성도(佛性圖) 자성도(自性圖)인 것입니다. 삼매도의 한가운데 불위(佛位)로 향해서 닦아 올라가는 것입니다. 본래는 심천(深淺) 상하(上下)도 없지만 중생 경계에서 중생을 성불로 유도하는 면에서 바깥의 낮은 데에서부터 차근차근 깊이 닦아 들어가는 법의 심천 한계를 표시하였습니다.
3계(三界) 28천(二十八天)이라든가 또는 지ㆍ수ㆍ화ㆍ풍ㆍ공 등 불교 우주관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른바 물리학적인 표현을 구태여 쓴다면 지ㆍ수ㆍ화ㆍ풍ㆍ공 5대(五大)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고 이것을 생명적으로, 인격적으로 표현하면 오지여래(五智如來)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있는 네모( )는 지(地)를 의미하고 원( )은 수(水)를, 삼각( )은 화(火)를, 반원( )은 풍(風)을, 그리고 가운데 향공상( )은 또 점(ㆍ)으로서 공(空)을 상징합니다.
불교의 체계는 모두가 정밀하고 엄정한 체계입니다. 헛되고 모호한 것이 없습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사제(圖諦)법문도 얼마나 철학적이고 논리적입니까. 12인연법도 호리도 군더더기가 없는 바로 우주의 도리로 천지 우주의 운행(運行)과 윤회(輪廻)하는 법도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쪽은 현대 물리학과 불교의 분석적인 법상과 대비해서 표시한 것입니다. 적어도 석존(釋尊)이후에 물리학과 불교의 해석학적인 교리와 대비해서 말씀한 분은 금타 스님이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점선과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직선은 지혜[智:金剛界]를 의미하고 점선은 리[理:胎藏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定)이나 혜(慧)나, 지혜(智慧)나 리(理)나, 지(止)나 관(觀)이나 모두가 다 심심미묘한 공덕으로서 본래 우주 본체에 갖추어 있는 것입니다.
리(理)는 그 공덕으로 말하면 우주 만법을 섭인(攝引)하는 인력(引力)이요 자비(慈悲)입니다. 자비와 지혜는 본원적으로 우주에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비심을 못 낸다든가 반야 지혜가 없다면 공부가 안되겠지요. 따라서 리(理)와 지(智)가 이렇게 서로 서로 상즉상입(相卽相入)하는 원융무애한 관계를 리지불이(理智不二)라 합니다. 여러 가지로 구분하는 것은 우리 중생들이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분별 지혜로 구분한 것이지 원융무애인 경계이기 때문에 리(理) 따로 있고 지(智) 따로 있는 것이 아니요 리와 지가 원래 둘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도리는 자세히 설명하기도 어렵고 너무 번쇄하게 설명하게 되면 분별 갈등이 되기 쉽습니다.
다음은 불조(佛祖)의 명구문(名句文)을 해설하도록 하겠습니다.
上編序分의 名句文
「諸行」二字는 名이오「諸行無常」四字는 句며「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十六字는 文일새 自性의 體를 詮함이 名이오 義를 顯함이 句며 體用齋示의 文字가 文이니 本編은 首楞嚴三昧圖에 擧示한 佛祖의 若干 名句를 原文 或은 簒文으로써 引證하야 本訣의 序分에 代함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