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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포교 - 시다림에 대해서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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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부산에 계시는 숙부님의 상을 당하여 급히 부산에 위치한 모 장례식장에
새벽녁에 도착하여 상주로서 일을 보았다.

망자의 직계 유가족으로 나에게는 사촌동생격인 딸 하나 밖에 없는데 망자께서 살아계실 때 장례를 번거럽게 하지 말고 조촐하게 치루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스님도 부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이 그 지역에 있는 포교사에게 부탁하여 시다림을 부탁하려고
중앙단장님에게 사연을 말씀드렸더니 지역단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그곳의 염불팀 포교사에게 부탁해보라고 해서 새로운 지역단장에게 전화하였더니 그런 일은 사전에 연락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면서 염불팀에 연락해보겠다고 했다.

한참 후 연락이 왔는데 모두가 사정상 갈 수가 없어 미안하다는 연락이 왔다.
할 수 없이 내가 염습과 성복제에 대한 염불을 했다. 의복도 염불도구도 지참하지 못했는데 마침 가방안에 죽비와 염불책자가 있어 임기응변으로 의식을 마치고는 울산시적사에 있는 도반인 김성대포교사에게 전화를 하여 사정애기를 하고 시다림을 부탁하였더니 기꺼히 승락하여 주었다.

이른 저녁 무렵 보살 두분을 대동하고 장례식장에 도착하여 세사람이 2시간에 걸쳐 성심껏 염불을 해주고는 물 한잔만 마시고 바쁘다면서 떠났다. 그 분들이 떠나가자 장례식장에 와있던 일가친척들이 염불을 지극정성으로 해주어 너무나 고맙다고 내게 얘기해주니 내가 포교사로서 체면이 선 셈이다.

결국은 울산의 사찰(施寂寺)에 상주하는 김성대포교사가 바쁜 와중에도 멀리서 와서 나의 입지를 세워준 것이다. 사실 나는 군부대나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법활동을 하지만 인연있는 사람 즉 내게 시다림을 부탁하거나 부탁받지 않았지만 내가 해 줄 여건이 될만한 유족들에게는 내가 직접 시다림을 해주기도 했다. 그럴 경우 유족들이 대단히 고마워하는 인사를 종종 받기도 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더욱 불교에 친숙하게 되는 가정도 몇몇 보아온 것이다. 시다림 염불이 그만큼 포교에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얘기하고자 말이 길어진 것이다.

그런고로 염불포교에 종사하는 포교사님들에게 차제에 한 말씀 드리자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염불포교에 임해주었으면 한다. 염불을 무슨 기능보유자로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염불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봉사에 임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좁은 소견이다. 불교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올려 본 것이니 관용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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